사회
기후재앙을 피할 수 있는 6가지 생활습관 [탄소 후 미래]
노광준 입력 2022. 03. 09. 13:03 댓글 69개
[내일의 기후] < 가디언> 이 소개한 탄소배출량 감축에 큰 영향 주는 생활 방식 변화들
[노광준 기자]
기후변화를 취재하다 보면 이런 말을 접하게 된다. '우리가 암만 분리수거 잘하고 텀블러 들고 다녀도 힘 쎈 나라 큰 기업들이 변하지 않으면 말짱 황'이라는...
반은 맞고 반은 다시 생각해볼 말이다. 전 세계에서 부유한 10%가 온실가스의 약 50%를 배출한다는 옥스팜(국제구호기구)의 분석처럼 기후 문제는 개인의 실천을 넘어서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다.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텀블러 사용이나 분리수거 같은 개인의 실천이 폄하되면 곤란하다. 텀블러 쓰기, 해보면 결코 쉬운 게 아님을 알게 된다.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다양한 실천에 참여해 우리 소비 문화를 바꿔나갈 수 있다면, 그 또한 기후 대응에 있어 정부나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낼 지속가능한 압박이 되지 않을까.
그런 면에서 지난 주말 영국에서 공식화된 '점프(Jump)'라는 소비 문화 캠페인은 주목해 볼 만하다. 캠페인을 주도한 톰 베일리는 영국 노동당 탈탄소 에너지 정책 개발에 참여한 녹색 에너지 운동가다. 그는 정부와 기업의 시스템 변화를 촉구하는 문제는 여전히 중요하지만, 자신은 모든 유형의 사람들이 실천 가능하면서도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새롭고 즐거운 기후 운동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.
그들이 전문가들의 연구를 토대로 6가지 실천 주제를 내놓았는데 이름하여 '지구를 지키며 행복하게 살기 위한 6가지 생활의 전환'이다.
- 채식 많이 하기 (적정량의 식사와 음식물 남기지 않고)
- 1년에 새 옷 3벌 이상 사지 않기.
- 전자 제품 최소 7년 쓰기.
- 단거리 비행은 3년에 한 번, 장거리 비행은 8년에 한 번.
- 가능하면 승용차를 없애고 그럴 수 없다면 지금 타는 차량 더 오래 타기.
- 녹색 에너지로 갈아타거나 주택 단열 등 최소 한 번 이상 삶의 전환을 실천하며 사회 시스템 변화에 '넛지' 하기.
이 중 한 가지라도 실천하면 좋은 출발이라고 한다. 나는 '채식 많이 하기'에 동그라미를 쳤다. 원래 식성이 좋아 남기지 않는데다 요즘 뱃살 때문에 소량을 먹으려 노력한다. 여러분은 어떠하실지...
영국 <가디언>지는 리즈 대학 등 3개 연구 기관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, 부유한 나라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동참할 수 있는 이들 6가지 변화만 제대로 실천하더라도 기후 위기의 임계치인 1.5도 상승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량의 약 1/4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전한다. 생활 속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말이다.
6가지 생활 습관의 변화에는 나름의 근거들이 제시됐다.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해본다. 그리고, 습관 변화의 제목이 참 멋스럽기에 원문과 함께 요약했다.
(1) 녹색을 먹자 (Eat Green)
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5%는 식품 시스템에서 비롯된다. 연구자들은 이런 문제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식습관으로 △ 육식 줄이고 채식 위주로 △ 구입한 음식물은 다 먹고 △ 건강에 좋은 적정량의 식사를 추천한다. 식습관의 변화는 탄소 중립 뿐 아니라 생물 다양성이나 토지 이용방식에도 영향을 준다.
(2) 레트로를 입자 (Dress retro)
의류와 섬유산업은 항공과 해운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. 특히 한번 입고 버리는 일회용 패션류의 등장으로 그 추세는 더 가속화 되고 있다. 저가 의류는 하천 오염과 열악한 노동환경의 결과이기도 하므로 되도록 옷을 살 때는 중고 의류를 사고, 새 옷은 내구성있고 오래 쓸 수 있는 품목으로 1년에 3벌로 제한할 것을 추천한다.
(3) 잡동사니를 깔끔하게 정리하자 (End clutter)
스마트폰, 컴퓨터, TV 등 전자 제품을 최소 7년 이상 쓸 것을 제안한다. 희토류 금속을 추출하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된다. 아이폰 11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 중 13%만 사용 과정에서 나오고 나머지 86%는 생산, 운송,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다. 그럼에도 우리는 2년에 한번 꼴로 신형으로 교체하는데, 전자제품의 최적 수명은 5~7년이다. 수리하거나 빌려쓰거나 중고품을 재구매하거나 정말 필요할 경우 신형은 최소한으로.
(4) 비행기는 3년에 한 번 (Fly no more than once every three years)
영국에서는 전체 항공편의 70%를 15%의 인구만이 이용하고 있다. 타는 사람들이 많이 탄다는 것이다. 관련 연구에 따르면 2017년 1인당 전세계 왕복 항공편 이용 횟수를 보면 평균 1-2년 사이에 한번꼴로 단거리 비행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. 이 횟수를 절반으로 줄여 단거리 비행은 3년에 한번, 장거리 비행은 8년에 한번 꼴로 이용하면 배출량 감소에 큰 영향을 준다. 이 정도 횟수면 한 사람이 일생 동안 15~20번 해외여행을 하고 육로를 통해 천천히 다른 곳을 여행하는 수준이다.
(5)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개인차량은 없애자 (Get rid of private vehicles)
운송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전체 온실 가스 배출량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2/3 이상이 도로 위 차량의 엔진에서 발생한다. 용기가 있다면 갖고 있는 승용차를 없애거나 그럴 수 없다면 지금 타는 차량을 더 오래 타고 대중교통 등 대안을 찾아보자. 전기 자동차도 주목받고 있지만, 차량 제조 과정에서의 배출량을 감안해볼 때 도로 위에 있는 차량 대수 자체를 줄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.
(6) 시스템을 바꾸자 (Change the system)
배출량 감소는 정부와 민간부문의 시스템 변화에 달려있다. 이러한 시스템 변화를 위해 최소 한 가지 이상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정말 많다. 우리 집 에너지 절약, 녹색 에너지 공급원으로 갈아타기,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주택 단열 등 주택 에너지 효율 개선, 윤리적인 녹색 금융 이용, 평화적 시위나 정치인에게 편지 쓰기 등. 개인의 삶의 변화가 모이면 엄청난 임팩트를 갖는다.
사회
기후재앙을 피할 수 있는 6가지 생활습관 [탄소 후 미래]
노광준 입력 2022. 03. 09. 13:03 댓글 69개
[내일의 기후] < 가디언> 이 소개한 탄소배출량 감축에 큰 영향 주는 생활 방식 변화들
[노광준 기자]
기후변화를 취재하다 보면 이런 말을 접하게 된다. '우리가 암만 분리수거 잘하고 텀블러 들고 다녀도 힘 쎈 나라 큰 기업들이 변하지 않으면 말짱 황'이라는...
반은 맞고 반은 다시 생각해볼 말이다. 전 세계에서 부유한 10%가 온실가스의 약 50%를 배출한다는 옥스팜(국제구호기구)의 분석처럼 기후 문제는 개인의 실천을 넘어서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다.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텀블러 사용이나 분리수거 같은 개인의 실천이 폄하되면 곤란하다. 텀블러 쓰기, 해보면 결코 쉬운 게 아님을 알게 된다.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다양한 실천에 참여해 우리 소비 문화를 바꿔나갈 수 있다면, 그 또한 기후 대응에 있어 정부나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낼 지속가능한 압박이 되지 않을까.
그런 면에서 지난 주말 영국에서 공식화된 '점프(Jump)'라는 소비 문화 캠페인은 주목해 볼 만하다. 캠페인을 주도한 톰 베일리는 영국 노동당 탈탄소 에너지 정책 개발에 참여한 녹색 에너지 운동가다. 그는 정부와 기업의 시스템 변화를 촉구하는 문제는 여전히 중요하지만, 자신은 모든 유형의 사람들이 실천 가능하면서도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새롭고 즐거운 기후 운동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.
그들이 전문가들의 연구를 토대로 6가지 실천 주제를 내놓았는데 이름하여 '지구를 지키며 행복하게 살기 위한 6가지 생활의 전환'이다.
- 채식 많이 하기 (적정량의 식사와 음식물 남기지 않고)
- 1년에 새 옷 3벌 이상 사지 않기.
- 전자 제품 최소 7년 쓰기.
- 단거리 비행은 3년에 한 번, 장거리 비행은 8년에 한 번.
- 가능하면 승용차를 없애고 그럴 수 없다면 지금 타는 차량 더 오래 타기.
- 녹색 에너지로 갈아타거나 주택 단열 등 최소 한 번 이상 삶의 전환을 실천하며 사회 시스템 변화에 '넛지' 하기.
이 중 한 가지라도 실천하면 좋은 출발이라고 한다. 나는 '채식 많이 하기'에 동그라미를 쳤다. 원래 식성이 좋아 남기지 않는데다 요즘 뱃살 때문에 소량을 먹으려 노력한다. 여러분은 어떠하실지...
영국 <가디언>지는 리즈 대학 등 3개 연구 기관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, 부유한 나라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동참할 수 있는 이들 6가지 변화만 제대로 실천하더라도 기후 위기의 임계치인 1.5도 상승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량의 약 1/4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전한다. 생활 속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말이다.
6가지 생활 습관의 변화에는 나름의 근거들이 제시됐다.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해본다. 그리고, 습관 변화의 제목이 참 멋스럽기에 원문과 함께 요약했다.
(1) 녹색을 먹자 (Eat Green)
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5%는 식품 시스템에서 비롯된다. 연구자들은 이런 문제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식습관으로 △ 육식 줄이고 채식 위주로 △ 구입한 음식물은 다 먹고 △ 건강에 좋은 적정량의 식사를 추천한다. 식습관의 변화는 탄소 중립 뿐 아니라 생물 다양성이나 토지 이용방식에도 영향을 준다.
(2) 레트로를 입자 (Dress retro)
의류와 섬유산업은 항공과 해운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. 특히 한번 입고 버리는 일회용 패션류의 등장으로 그 추세는 더 가속화 되고 있다. 저가 의류는 하천 오염과 열악한 노동환경의 결과이기도 하므로 되도록 옷을 살 때는 중고 의류를 사고, 새 옷은 내구성있고 오래 쓸 수 있는 품목으로 1년에 3벌로 제한할 것을 추천한다.
(3) 잡동사니를 깔끔하게 정리하자 (End clutter)
스마트폰, 컴퓨터, TV 등 전자 제품을 최소 7년 이상 쓸 것을 제안한다. 희토류 금속을 추출하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된다. 아이폰 11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 중 13%만 사용 과정에서 나오고 나머지 86%는 생산, 운송,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다. 그럼에도 우리는 2년에 한번 꼴로 신형으로 교체하는데, 전자제품의 최적 수명은 5~7년이다. 수리하거나 빌려쓰거나 중고품을 재구매하거나 정말 필요할 경우 신형은 최소한으로.
(4) 비행기는 3년에 한 번 (Fly no more than once every three years)
영국에서는 전체 항공편의 70%를 15%의 인구만이 이용하고 있다. 타는 사람들이 많이 탄다는 것이다. 관련 연구에 따르면 2017년 1인당 전세계 왕복 항공편 이용 횟수를 보면 평균 1-2년 사이에 한번꼴로 단거리 비행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. 이 횟수를 절반으로 줄여 단거리 비행은 3년에 한번, 장거리 비행은 8년에 한번 꼴로 이용하면 배출량 감소에 큰 영향을 준다. 이 정도 횟수면 한 사람이 일생 동안 15~20번 해외여행을 하고 육로를 통해 천천히 다른 곳을 여행하는 수준이다.
(5)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개인차량은 없애자 (Get rid of private vehicles)
운송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전체 온실 가스 배출량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2/3 이상이 도로 위 차량의 엔진에서 발생한다. 용기가 있다면 갖고 있는 승용차를 없애거나 그럴 수 없다면 지금 타는 차량을 더 오래 타고 대중교통 등 대안을 찾아보자. 전기 자동차도 주목받고 있지만, 차량 제조 과정에서의 배출량을 감안해볼 때 도로 위에 있는 차량 대수 자체를 줄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.
(6) 시스템을 바꾸자 (Change the system)
배출량 감소는 정부와 민간부문의 시스템 변화에 달려있다. 이러한 시스템 변화를 위해 최소 한 가지 이상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정말 많다. 우리 집 에너지 절약, 녹색 에너지 공급원으로 갈아타기,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주택 단열 등 주택 에너지 효율 개선, 윤리적인 녹색 금융 이용, 평화적 시위나 정치인에게 편지 쓰기 등. 개인의 삶의 변화가 모이면 엄청난 임팩트를 갖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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